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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30 비만의 열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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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에서 열역학(thermodynamics)은 알쏭달쏭한 분야다. 엔탈피, 엔트로피, 기브스 자유에너지 등 용어부터 예사롭지 않다. 유클리드 기하학에 기본 공리 5개가 있듯이 열역학에는 4개의 기본 법칙이 있다. 열역학 제0법칙은 “물체 A와 B가 다른 물체 C와 각각 열평형을 이루었다면 A와 B도 열평형을 이룬다”로 요약된다. 바꿔 말하면 온도가 같은 물체 사이에는 열이 한쪽으로 흐르지 않는다는 의미다.


열역학 제1법칙은 “계의 내부에너지 변화는 계가 흡수한 열과 계가 한 일의 차이다”로 기술된다. 식으로 표현하면 ‘E=Q-W’로 열과 일은 에너지의 다른 모습일 뿐이라는 놀라운 통찰력이 들어있다. 독일의 물리학자 루돌프 클라우지우스가 1850년 발표한 이 수식은 열역학의 출발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열역학 제1법칙은 에너지 개념을 이해하면 직관적으로 명쾌하기 때문에 다양한 현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우리 몸을 하나의 계(system)로 보면 “체중은 섭취한 칼로리와 몸이 활동으로 소모하거나 배설한 칼로리의 차이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포로수용소의 뼈와 거죽만 남은 처참한 수용자 사진이 보여주듯이 계(사람)가 기본적인 활동으로 소모하는 칼로리보다 들어오는(먹는) 게 부족하면 서서히 살이 빠지기 마련이다.


문제는 배고픔의 공포에서 벗어난 현대인의 모습이다. 똑같이 배고플 때 먹고 남들 일어날 때 일어나고 잘 때 자는데도 계의 상태는 제각각이다. 어떤 사람은 홀쭉하고 누구는 둥글둥글하다. 어떤 사람은 10년이 지나도 체중이 별 차이가 없는데 누구는 해가 바뀔 때마다 혁대 구멍이 하나씩 밀린다. 날씬한 게 좋게 보이는 시대다보니 상당수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살을 빼려는 노력, 즉 다이어트를 감행한다.


‘좀 덜 먹으면 되지 뭘 그렇게 야단인지….’ 날씬하게 타고난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여기서 한 번 생각해보자. 우린 왜 먹을까. ‘그걸 질문이라고…. 배가 고프니까 먹지!’ 당연한 대답이다. 그러나 여기에 뭔가가 있다. 배가 고프다는 ‘느낌의 강도’가 실제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양과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식욕은 개인차가 있고 쉽게 왜곡될 수 있는 본능이라는데 비극이 있다.


식욕은 어떻게 조절될까. 수많은 연구자들이 매달린 결과 큰 그림은 나와 있는 상태다. 즉 렙틴과 그렐린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관장하는 연출자다. 주로 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렙틴은 음식 섭취를 억제하고 대사율을 조절해서 체중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그렐린은 주로 위에서 분비되는데 식욕을 불러일으키는 장본인이다. 결국 렙틴과 그렐린의 시소가 식욕과 대사율을 조절해 체중을 결정한다. 심각한 비만인 사람들 가운데는 몸이 렙틴의 신호를 무시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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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섭취한 음식이 렙틴과 그렐린 분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파악하면 좀 더 효과적인 다이어트법이 나오지 않을까? 그럴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왔다. 같은 칼로리의 지방이나 탄수화물에 비해 단백질을 섭취했을 때 그렐린의 수치가 많이 떨어졌다. 즉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면 한동안 배고픔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이다. 반면 지방은 그렐린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제일 적었고 탄수화물은 처음에는 효과가 크나 곧 그렐린 수치가 올라갔다. 파삭한 닭 가슴살 보다는 기름이 뚝뚝 떨어지는 삼겹살이나 달콤한 케익을 좋아하는 사람이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식성을 바꾸는데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글_강석기 기자



Posted by 목정민